이고르 투도르 감독이 16일 새벽(한국 시각) 안필드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1-1 무승부 후, 취재진과 기자회견을 가졌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따낸 첫 승점이다. 기분이 어떤가?
"좋다! 정말 좋다. 선수들의 자신감은 물론 구단 구성원 모두, 특히 우리 팬들에게 신선한 활력소가 되리라 믿는다. 오늘 우리 팀이 어떤 상황에 놓여 있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알다시피 우리는 단 12명의 가용 인원만으로 이곳 안필드에 왔다. 이런 상황에서 거둔 오늘 결과는 정말 큰 의미가 있다. 우리는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고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잃지 않았다. 골을 넣을 수 있다는 예감이 들었는데 선수들도 똑같이 느꼈던 것 같다. 참 기분 좋은 결과다"
팀이 계속 하락세를 타다 보면 분위기를 단번에 바꿀 결정적인 계기가 필요한데, 히샬리송의 이번 골이 그 신호탄이 될 수 있을까?
"그러길 바란다. 물론 잔류라는 목표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고 남은 경기도 많다. 하지만 오늘은 결과와 상관없이 선수들이 보여준 태도 그 자체가 중요했다. 스스로에게 떳떳할 만큼 모든 걸 쏟아부으면 축구는 반드시 보답하기 마련이다. 경기 전 선수들에게 당부했던 말인데 오늘 경기장에서 그 결실을 보았다. 사실 상황이 정말 만만치 않다. 당장 눈앞의 두 경기를 어떻게 치러야 할지 고민이다. 누가 뛸 수 있는지, 부상 상태는 어떤지 계속 살펴야 한다. 가용 인원이 부족해 생기는 문제들이 여전하지만, 그렇기에 오늘 얻은 승점이 더 값지게 다가온다"
최근 몇 주간 '약팀의 정신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오늘 선수들이 그 면모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하나?
"그렇다. 오늘 경기를 보면 공을 가졌을 때나 점유율을 지키는 과정에서 기본에 충실했다. 세컨드 볼 싸움이나 투지 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는 복잡한 전술보다 기본을 지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끈끈한 팀워크와 탄탄한 수비, 그리고 끝까지 싸우는 투지가 그 시작이다. 오늘 선수들이 이를 제대로 증명했다. 정말 좋은 출발이다”
오늘 포백으로 전환하고 소우자를 오른쪽에 배치하며 포메이션에 변화를 줬는데?
"훈련 때는 코너 갤러거를 중앙에 세우는 등 다른 대안들을 준비했었다. 하지만 오늘 당장 변화가 필요해졌고, 사실상 제대로 된 훈련도 없이 경기에 투입된 포메이션이었다. 제대로 손발을 맞춰볼 시간도 없이 급하게 짠 구성이었다. 갑작스러운 결장자가 발생하면서 두세 포지션이 예기치 않게 바뀌었기 때문이다. 며칠간 공들여 준비해도 당일 아침에 선수가 빠지면 이런 일이 벌어지곤 한다. 그래서 이번 결과가 우리 선수들에게 더욱 값지다. 어려운 상황을 이겨낸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전하고 싶다. 선수들도 행복해하고 있다. 결국 오늘 승점을 따낼 수 있었던 핵심은 선수들이 하나로 뭉친 정신이었다"
오늘 경기를 보니 선수들이 여전히 감독을 위해 뛰고 있고 감독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감독을 평가하려면 그동안 치른 경기들을 제대로 들여다봐야 한다. 내가 부임한 뒤 네 경기를 치렀는데, 그중 앞선 두 경기는 축구적인 관점에서 딱히 할 말이 없다. 경기 시작 직후에 레드카드를 받고, 1-0으로 앞서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 터지는 경기들에서 감독이 무슨 전술적 논평을 할 수 있겠나. 솔직히 그런 경기는 축구라고 부르기도 어렵다. 나를 비판하는 사람들도 스스로에게 정직해져야 한다. 그런 특수한 상황들을 겪고 나서 감독에 대해 대체 무슨 분석을 할 수 있다는 건가. 다시 말하지만, 지난 경기들은 제대로 된 축구가 아니었다. 감독이란 직업이 원래 이렇다. 나는 15년 동안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내 미래에 대해 단 1초도 고민해 본 적 없다. 과거에 얽매이지도 않는다. 오직 내일 있을 훈련과 선수들을 돕는 법만 생각한다. 아무 것도 읽지도 않고 보지도 않는다. 미래는 상상일 뿐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중요한 건 끊임없이 반복되는 오늘과 내일의 훈련뿐이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걱정하며 에너지를 낭비하는 건 축구나 인생이나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그저 지금 이 순간에만 집중하는 게 핵심이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 불안해하기보다 현재에 집중해야 압박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에 머물며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해야 한다. 그게 바로 모든 감독이 해야 할 일이다"
나이가 어린 미드필더 사르와 그레이를 기용했다. 두 선수의 활약을 어떻게 평가하나?
"지난 아틀레티코전에서도 중원에서 뛴 사르와 그레이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두 선수 모두 좋은 에너지와 활동량, 실력까지 갖추고 있다. 나 역시 다른 감독들처럼 팀에 이런 일관성이 있기를 바란다. 오늘 리버풀의 벤치를 보니 기분이 묘했다. 스쿼드가 온전치 않은 상태에서 매일 팀을 이끄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밖에서는 상상조차 못 하겠지만 이곳에서 팀을 이끄는 일은 정말 힘들다. 결국 축구는 항상 결과로 말한다.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책임을 진 사람이 제대로 일을 안 하고 있다거나 실력이 부족하다는 소리를 듣기 마련이다. 하지만 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